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제목에 '사랑' 이 들어가니까 당연히 사랑하는 여자친구도 있었겠죠?
그는 비록 여자친구보다 몇살 어리긴 했지만, 그녀를 무척 사랑했습니다.
심지어 어떻게 프로포즈를 할 건지도 다 준비해놓고 있었어요.
다만 용기가 없어서 아직 시도하지 못했을뿐이었죠.
그 친구는 그녀에게 특별한 것을 해주고 싶어했어요.
지갑은 얇고, 센스는 부족한데다 결정적으로 그녀가 나중에 해달라며 미루는 통에
제대로된 선물 하나 주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사랑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쓰려고 했지만......
불행하게도 그 친구는 하늘 아래 둘도 없는 악.필.이었습니다.
가끔은 자기가 써놓은 글씨도 못 알아볼 정도였죠.
그러다 예전에 군대시절 있었던 일을 생각해냈습니다.
고참 하나가 여자친구로부터 책을 선물받았던 기억을 떠올린 거죠.
책이 뭐가 특별하냐구요?
그 책은 여자친구가 직접 만든 책이었거든요.
...생각하시는 것처럼 재벌이나 출판사 또는 인쇄소집 딸은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DIY의 떠오르는 샛별도 아니었지요.
그럼 어떻게 책을 만들었냐구요?
100일동안 꾸준히 글을 쓰면, 그 글을 모아서 책으로 만들어주는 '체리북' 이라는 사이트를 이용한거죠.
그 고참이 받은 '체리북' 끝장에 '미안해 우린 여기까지인거 같아' 라는 글이 있었던 게 석연찮았지만,
그 친구는 100일동안 꾸준히 글쓰기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리고 그 날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지요.
처음에는 좀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신기하게도 평소에는 생각 못 했던 것들까지 쓸 수 있어서
그 친구는 무척 행복해하며 별로 어렵지 않게 '그녀를 위한 체리북' 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답니다.
...사실 중간중간 위기는 있었지만 간신히 잘 넘기곤 했죠.
그렇게 해서 93일째 되던 날...
갑자기 그녀와 연락이 되질 않았어요.
전날 약간 어두운 표정이었던게 마음에 걸렸지만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었죠.
그런데 고민하던 그 친구에게 그녀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1주일동안 생각할 시간을 줘'
영문을 몰랐지만, 그 친구는 그 말대로 1주일동안 그녀가 생각을 정리하길...
그리고 다시 웃으며 자신을 맞아줄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100일째되던 날......
그녀를 만나서 이별통보를 받았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언젠가 그 친구가 누군가에게 불같이 화내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무척 실망했더랍니다.
사실 그 친구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거죠.
왜 있잖아요? 여자는 결혼식 직전까지도 마음이 흔들린다는 얘기.
그녀는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그를 신뢰하진 못했나봐요.
뭐 더 자세한건 그녀 자신만 알고 있겠지요.
그 친구는 웃으면서 그녀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방에 들어오니까 그제서야 꾹 참은 눈물이 터져나왔다네요.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그 친구는 떨리는 손으로 체리북 사이트에 접속했습니다.
곧 그 친구가 그날 아침에 쓴 글이 화면에 나타났대요.
그 글은.....
100일동안 글을 쓰면서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확실히 알게되었습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와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그 친구는 말했습니다.
사랑을 담아 100일동안 쓴 편지였는데 클릭 2번에 지워지더라구.
너 그거 알아?
난 첫사랑이 없었어.
그녀가 처음이었는데...그래서 잘 안됐나봐.
그래도 그 친구는
다음에 사랑하는 누군가가 생기면,
다시 체리북을 만들거라고 하면서 웃었습니다.
덧붙임..1
썩 아름답진 않지만 괜찮은 사랑이야기죠? Deborah님.^^
덧붙임..2
쓸 땐 미처 몰랐는데 써놓고 보니 마치 '체리북' 광고하는 거 같군요.-_-;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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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발렌타인 이벤트를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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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한 2년전에 저도 체리북을 쓰던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좀 가슴아프네요. 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였는데, 결말이 역시나 안타깝네요.
현실이든 드라마든 결국 슬프게 끝나는 게 더 잊혀지지 않죠. 근데 저는 성격이 별나서 해피엔딩 아니면 안.봐.요.
비밀댓글 입니다
네~~~^^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라..추천 눌러 드리고 갑니다.
뭘 추천씩이나...긁적긁적..
비밀댓글 입니다
하아~~~정말 대단하시네요.^^
이런...
이 이야기는 너무 현실적이라서 오히려 영화같은 느낌이네요.
아.. 마지막 하루..아니 일주일이군요.
정말 가슴아픈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이런 사랑을 주었다는것이 부럽습니다...
뭐 그렇게 부러워할만한 '친구'는 아닙니다.^^;;;
오; 단편하나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정도네요.
전 그래도 일단 제옆에 있는 사람을 믿습니다.
열어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믿음이 더 필요하죠.
생각보다 댓글 반응이 뜨거운데요? ^^;
전 '어디 아프세요?' 라는 댓글을 각오했었는데..ㅎ
믿음만 줄 수 있으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찡한얘기네요 ㅠ
이 글을 읽고 체리북 좋다는 생각에
가서 살펴봣더니 왠지 꽤 고생할것같아서
좀 더 생각해봐야겠어요 ㅋㅋㅋ
뭐 고생스러운만큼 딸기양님이 감격하지 않겠습니까? ^^
잘 생각해보시고 시도해보세요.ㅋㅋ
계속 실수네요, 지금 로그인 안하고 글을 쓰는거라서 제가 지울수가 없답니다.
비밀번호는 랜덤으로 대충 치는 편이라서 모든 글 지워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 달아주신 댓글을 읽어보니 무슨 마음으로 쓰셨는지 조금 이해가 되네요. 말씀하신대로 삭제했습니다.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메타맨님~
비밀댓글 입니다
^^ 해본 사람만 아는 그런거죠.
아 감사합니다.
부끄럽네요~~~~~
하 하 하
감사하긴요~~일찍 확인 못해서 늦게 지워드린게 죄송하죠.^^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100일동안 글을 모아 책까지 직접 만들었는데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해 슬프네요.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얘기..ㅎ
'친구' 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