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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그 날카로운 기억

10주년이라고 기념(?)하기엔 너무 씁쓸한 날입니다.
10년전 오늘, 누구 표현대로 하자면 김영삼정부가 IMF에게
무릎꿇고 돈을 빌려달라고 한 날이지요. 요즘 '잃어버린 10년'
운운 하는데 '잃어버린 10년' 이 시작된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거뉴스에 올라온 글들을 읽어보니 참 슬픈 사연이 많네요.
문득 생각나서 저도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게도 10년 전의 일은 참담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요.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나면서부터
삶이 참 고단해졌지요. 크지 않은 목재소였는데 돈도 안 돌고
맞보증이 겹치더니  일단 집이 날아가고 듣도보도 못한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친구분 소유의 미분양된 빌라에 입주했는데 4층짜리 8가구 건물이 4채... 
그 중에서 분양된 곳은 2~3개...저희 동에는 저희만 살았습니다.-_-;
게다가 방불을 끄니까 눈 앞에 손을 흔들어봐도 손이 안 보이더라구요.
(서울이나 도시는 불을 꺼도 어슴프레 보이잖아요? 거긴 가로등 자체가 몇 개 없더라구요.^^)
지금은 나름 유쾌한 기억이지만 그 때는 왜그렇게 암울하던지...
그러고 나서도 거의 매일 빚쟁이의 독촉과 욕설에 시달리며 살았는데 그래서 지금도 집에 있으면 집전화를
안받습니다. ...그게 습관이 되버렸어요. 찾아와서 난리치는 것도 많이 봤죠.
집문제도 해결이 안 되서 계속 도망다니듯 이사를 하다가 간신히 대학교를 갔습니다. 첫 해는 정말 쥐어짜내서
2학기를 다녔는데 그 다음 해가 되니까 동생도 대학교에 들어갔지요. 학자금 대출 얘기가 나왔지만 형편상
도저히 못 갚을 거 같고 빚만 될 거 같아서 미련없이 휴학을 했습니다. 공군부사관으로 입대해서 돈이나 좀 모아
와야겠다 하는 생각에 지원하려고 했는데 ,직전에 부모님의 거듭된 만류로 포기...(지금도 가끔 투정을 합니다.
왜 그때 말리셨냐고...^^) 그리고 그해 10월달에 아버지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2달 후에는 육군으로
의무복무를 시작했습니다. 군생활 내내 정말 아버지 생각 많이 나더군요.


제대 후가 가장 후회되는 이유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IMF 직후에 취업전선에 나서지 않아서인지 취업이나 면접에 관련한 눈물섞인
사연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대한 후 2년이 가장 후회되곤 합니다. 그때가 공무원 바람이 쌔게 불던 시절인데
(지금도 쌔게 불지만요.^^) 거기에 휩쓸려서 공부한다고 2년을 허공에 날려보냈지요. 아 학교요? 학교는 제대 후
복학하려다가 정말 비전이 안 보여서 미련없이 자퇴했습니다. 차라리 2년제를 갔더라면 어떻게든 1년만 다니고
취업하려고 했을텐데 4년제는 까마득하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2년을 썩히고 나서 한국전기공사부설직업학교에
갔고 거기서 기술배우고 자격증을 따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작년 요맘때쯤 첫 직장에 취업을 했네요. 다행인건
처음 이력서 보낸 곳에서 면접을 보고 다음달부터 일하게 됐건데 이 업종에서 첫직장치곤 괜찮습니다.
자격증이나 다른 공부할 시간도 많고요. (올해 3월부터 방통대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죽겠네요 정말 ㅋ)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험난한 세월이 그나마 나를 강하게 만들었구나...
물론 지금도 써먹을구석 별로 없는 신통치 않은 녀석이지만(그래도 목욕한 후에 거울보면 착각에 빠지는..[퍽])
그나마 이렇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은 저보다 더 험난한 세월을 보내셨겠지만
분명 그 것때문에 지금 강하게 살고있다고 생각하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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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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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그만은 IMF 수혜자? 피해자?

    Tracked from 링블로그-그만의 아이디어 2007/11/21 14:36  삭제

    오늘이 IMF 구제 금융을 받아들이기로 발표한 지 꼭 10년째 되는 날이라죠? 그만도 10년 전을 생각하면 정말 아득합니다. 당시 97년말 4학년 선배(예비역)와 후배들이 졸업을 앞두고 거의 절망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졸업자 50여명 가운데 취업자가 3명이라뇨..ㅠ,.ㅠ 대기업에서는 합격을 통보한 뒤 갑작스럽게 몇 달 동안 출근 명령을 내리지 않은 경우도 있었구요. 대기업 신입사원으로 합격한 '지원을 취소해달라'는 회사 측의 읍소에 눈물을 머금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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